한국GM 2016년말 자본총계 88억원 불과…현재 자본잠식 추정
KDB산업은행이 국민의 세금을 투입해 한국GM의 2대주주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고 못해 혈세를 추가로 투입할 상황을 자초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한국GM이 오는 5월 말까지 군산공장 폐쇄를 밝히고 부평 공장과 창원 공장도 폐쇄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으면서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GM의 철수 시 일자리 15만여개가 사라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확충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한명이라도 더 고용을 늘리고 비정규직도 정규직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

사정이 이런데 한국GM의 2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이 회사의 적자규모가 얼마나 되며 국민의 혈세가 투입될 때 얼마나 오랫동안 정상가동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이 없어 무능함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지난해 산업은행에는 일대 변혁이 몰아쳤다. '친박인사'로 분류되어 온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자리를 떠나고 문재인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친문인사'인 동명이인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자리를 이어 받았다.

산업은행의 수장이 바뀐만큼 변화의 기대가 컸지만 신임 이동걸 회장이 맡은 산업은행도 제자리 걸음만 되풀이하며 출자회사의 관리능력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 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금호타이어와 대우건설 매각 시도는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한채 대우건설 해외부문의 부실만 드러나는 꼴이 됐고 이번에는 한국GM의 철수 압박으로 산업은행의 역할에 회의감을 불러오는 계기가 됐다.

한국GM 사태는 2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손을 떠나 기획재정부와 청와대로 서서히 공이 넘어가는 단계이며 이에 따른 산업은행의 책임론도 거론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국GM은 2016년 별도기준 매출액 12조2342억원, 영업이익 –5312억원, 당기순이익 –6315억원을 기록했다. 한국GM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1조2679억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료=금융감독원, 한국GM

한국GM의 지난해 자동차 판매는 52만4547대로 2016년의 59만7165대에 비해 12.2% 줄었고 내수판매는 13만2377대로 전년보다 26.6%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실적이라면 2017년에도 상당한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GM의 적자 규모와 자본상태는 아직 정확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2대주주인 산업은행도 이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이번 사태가 터져나오고 정부의 지원여부를 검토하는 상황에 이르자 실사를 하겠다고 나설 정도로 투자회사 관리가 심각하게 부실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한국GM이 금감원에 제출한 공시자료에 따르면 2016년 말 현재 별도기준 자본총계가 87억8215만원에 불과하다. 자본금은 1663억원, 자본잉여금 1조1076억원, 결손금 1조2648억원으로 나타났다.

한국GM의 지난해 판매실적이 저조한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한국GM의 재무상태는 자본잠식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GM의 부채도 심각하다. 2016년 말 현재 한국GM의 부채총계는 별도기준 7조4783억원에 이르며 부채비율은 8만5000%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기업이라면 적정 부채비율이 200% 이내를 유지하고 있다.

2016년 말 한국GM의 부채 가운데 단기차입금은 4097억원, 장기차입금 1조8373억원으로 차입금 규모가 2조2470억원 규모에 달한다.

한국GM은 최근 자본잠식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도 본사에 4000억원을 상환한 것으로 알려져 한국GM이 한국정부로부터의 지원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재무상태를 고의적으로 악화시킨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한국GM

산업은행은 한국GM의 철수와 관련해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통계자료 하나 내놓지 못하고 있다.

자칫 한국GM의 부실 규모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채 한국GM의 엄포에 굴복한 채 국민의 혈세를 투입해야할 처지다.

한국GM 노동조합은 “과거 국정감사에서도 드러났듯 한국GM의 재무상태가 높은 금리의 이자, 과도한 매출 원가율, 용처가 불분명한 업무지원비 등으로 인해 밑 빠진 독과 같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GM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와 함께 한국산업은행의 관리능력에 대해서도 엄정한 감사를 벌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