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의 여신상 디케

▲건물주 아들, 아버지에게 낸 임대료는 얼마?

아버지가 아들에게 자신 소유 건물을 빌려주면서 지나치게 낮은 금액으로 맺은 임대차 계약은 '부당행위'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김정숙 부장판사)는 최근 A씨가 낸 부가가치세등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A씨가 아들에게 임차한 가격은 다른 사람에게 한 것보다 약 2배 가까운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아들과 한 임대차 계약이 정상적인 거래로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A씨는 용산구 한남동에 건물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국세청의 개인사업자 통합조사 결과 아들인 B씨에게 건물을 저가로 임대한 것으로 보고 과세했다.

그러나 A씨는 "건물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아들인 B씨의 제안에 따라 B씨로 하여금 건물을 리모델링하게 했고, 이후 B씨에게 이전 임대료 상당액으로 임차했다"고 밝혔다.

A씨는 "아들에게 한 임차가 소위 '마스터리스' 방식의 부동산 개발에 해당하며, 아들로부터 받은 건물 차임이 인근 건물의 임차료 수준을 감안해 볼 때 낮다고 볼 수 없다"고 항변했다.

A씨는 "건물을 리모델링한 B씨가 많은 건물을 전세 내주고 많은 수익을 취할 수 있었던 것은 B씨 자신의 고유한 노력에 따른 것"이라며 "아들 B씨와의 임대차 계약은 정상적인 거래로서 부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행정법원 재판부는 "A씨가 주장하는 마스터리스 방식의 부동산 개발은 A씨와 B씨가 공사비를 분담하거나, B씨가 공사비를 부담한 후 B씨가 리모델링 된 건물의 관리를 책임져야 하는 점이 전제가 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A씨가 리모델링 공사업자들로부터 1억7800만원 상당의 매입세금계산서를 수취한 반면 B씨는 리모뎅링 공사업자들로부터 매입세금계산서를 전혀 수취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이어 "A씨가 종합소득세를 신고하면서 이 건물 관리와 관련된 비용을 신고한 점에 비춰 보면 B씨가 리모델링 공사비를 분담 또는 전부 부담했다거나 이 건물 관리를 책임쳤다고 볼 수 없어 둘 사이에 마스터리스 계약이 체결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이 건물의 정상적인 임대가격은 B씨가 특수관계 없는 제3자에게 전대한 가격이라고 할 것인바 이 가격과 A씨가 아들 B씨에게 임대한 가격은 약 2배 가까운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판시하면서 A씨의 청구를 기각 했다. [참고 판례 : 2016구합54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