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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콘텐츠 기업 CJ E&M(대표이사 김성수)이 헝가리 소재 회사와 우회거래를 하는 방식으로 세금을 회피하려 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이 부분에 대한 국세청의 과세에 반발해 소송까지 제기했지만 법원(1심)이 국세청의 과세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윤경아 부장판사)는 최근 CJ E&M이 낸 법인세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CJ E&M이 새롭게 계약을 체결한 헝가리 소재의 (자)회사는 도관에 불과하고, 실제 사용료 수익자는 네덜란드에 있는 (모)회사이며, 따라서 한-네덜란드 조세조약에 따라 CJ E&M에게 법인세 원천징수의무가 있다"며 당국의 과세가 적법하다고 판결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CJ E&M은 종합 콘텐츠 사업을 하는 내국법인이고, 미국의 Viacom 그룹은 영화제작사인 파라마운트사 및 음악 채널 MTV 등을 산하에 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그룹이다.

VGN은 네덜란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Viacom의 자회사로 Viacom 그룹 소속 회사가 만든 영화, 텔레비전 프로그램 등을 미국, 캐나다를 제외한 전세계 배포권을 갖고 있다.

한편 VIH는 헝가리에 있는 회사로 영화, 비디오 및 텔레비전 프로그램 등의 배급업을 주요활동으로 하고 있으며 네덜란드에 소재한 VGN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CJ E&M은 지난 2006년부터 2011년 5월까지 네덜란드에 소재한 VGN과 영화 국내배포권 계약을 맺고 활용해 오다 지난 2011년 5월31일 VIH와 국내배포권 계약을 새롭게 체결했다.

VIH는 2010년 9월 설립, 불과 2개월도 되기 전인 2010년 11월1일 VGN으로부터 국내배포권을 이전받는 계약을 체결하고, 이 계약 이후 약 6개월 후인 2011년 5월31일 CJ E&M과 국내배포권 계약을 체결해 CJ E&M으로부터 2011년 5월~2013년 12월 기간동안 약 135억원의 사용료 수익을 얻었다.

CJ E&M은 헝가리 소재 법인인 VIH가 이 사용료 소득의 수익적 소유자이므로, 한-헝가리 조세조약에 따라 이 소득이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CJ E&M이 법인세 원천징수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세청 세무조사 결과 VIH는 '도관회사(실질 자산이나 소득의 실질적 지배, 관리권 없이 조세회피를 위해 설립한 회사)'이며 이 사용료 소득의 수익적 소유자는 네덜란드 소재 VGN이라고 판단, 한-네덜란드 조세조약에 따라 CJ E&M에게 법인세 원천징수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헝가리에 있는 VIH가 국내배포권 계약에 따라 CJ E&M으로부터 지급받을 수 있는 금액(약 135억원)이 상당한 점에 비춰 CJ E&M으로부터 사용료 소득을 받고 있던 VGN이 100% 자회사인 VIH를 설립한 후 곧바로 VIH에게 국내배포권을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은 조세 회피 목적이 아니라면 선뜻 수긍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VGN이 유독 VIH에 대해 우리나라, 일본, 이스라엘, 이탈리아, 헝가리 등 5개 국가에 관한 영화 배포권만을 양도했는데, 이는 이 5개 국가들과 헝가리간 체결된 조세조약상 영화 등 사용료 소득에 대한 원천세를 면제받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결국 "CJ E&M이 'VGN과 VIH 사이의 라이센스 계약 체결이 헝가리 정부의 외국투자기업에 대한 세금감면 혜택 및 정부지원금 지급 등 경영상의 판단이었다'고 주장하지만, 이 라이센스 계약은 조세회피 목적 외에는 설명이 어렵다"고 판시했다. [참고 판례 : 2015구합55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