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가 재심판결문이 재판장의 선고 취지와 다르게 위조됐다며 재심대상 판결이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호제훈 부장판사)는 최근 C씨가 제기한 부가가치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판결이 확정된 뒤 5년이 지난 때에는 재심의 소를 제기하지 못한다"며 C씨가 제기한 재심의 소를 각하 판결했다.

C씨가 과세당국을 상대로 2008년에 제기한 서울행정법원의 부가세부과처분 취소 사건에 관해 서울행정법원은 2009년 2월 11일 '과세당국(피고)이 2007년 2월 C씨에게 한 2005년 제2기 부가가치세 1억6000만원의 부과처분 중 1억3000만원을 초과하는 부분을 취소한다'는 주문으로 C씨의 청구 중 일부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했다.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에 대해 과세당국이 항소를 제기했지만, 그 후 항소를 취하해 재심대상 판결은 2009년 3월 7일자로 소급해 그대로 확정됐다.

그러나 원고인 C씨가 재심대상 판결 주문이 위조됐다고 주장하면서 재심대상판결이 다시 법정에 올라오게 됐다.

C씨는 재심대상판결 선고기일인 2009년 2월11일 재판장은 '피고(과세당국)가 2007년 2월 원고(C씨)에게 한 2005년 제2기 부가가치세 1억6000만원의 부과처분 중 3690만원을 초과하는 부분을 취소한다'고 선고했다고 주장했다.

C씨는 선고 다음 날인 2009년 2월 12일 법원직원에게 찾아가 판결문을 발급받았을 때에도 주문이 위와 같은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그런데 2009년 2월 20일 C씨의 소송 대리인인 S변호사에게 송달된 판결문의 주문에는 '피고(과세당국)가 2007년 2월 원고(C씨)에게 한 2005년 제2기 부가가치세 1억6000만원의 부과처분 중 1억3000만원을 초과하는 부분을 취소한다'고 기재돼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그 후 C씨는 재심대상판결문을 위조했다는 공문서위조 등의 공소사실로 기소됐으나 판결정본이 뒤바뀐 사실이 인정돼 무죄판결을 받았다.

이에 대해 행정법원 재판부는 "판결이 확정된 뒤 5년이 지난 때에는 재심의 소를 제기하지 못한다"며 "C씨의 재심의 소는 부적법하므로 각하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재심대상판결이 2009년 3월7일 확정됐고, 재심의 소가 그로부터 5년이 경과한 2015년 8월에 제기된 것은 역수상 명백하므로 재심기간이 지난 후 제기된 C씨의 재심의 소는 부적법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재심사유인 '판결의 증거가 된 문서, 그 밖의 물건이 위조되거나 변조된 것인 때'라 함은 판결의 증거가 된 문서나 물건이 위조됐을 때를 의미하는 것이고, 재심대상판결문이 위조된 경우를 의미하지 않는다"며 "C씨가 주장하는 사유는 이러한 재심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참고 판례 : 2015재구합84]

▲소유권이전등기보다 상속인들의 재산분할 합의가 우선

아버지가 사망한 후 상속토지에 대해 재산상속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 상의 지분과 그 후 상속인들 사이에 이뤄진 상속재산 분배 합의가 다를 경우 어느 것을 과세표준으로 삼아야 할까.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는 최근 상속자들인 B씨 등이 제기한 양도소득세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공동상속인들이 정한 상속재산 분배 약정은 상속인들 사이에 이뤄진 상속재산 협의분할로 볼 수 있다"며 소유권이전등기에 정한 지분을 기준으로 증여세를 과세한 것은 잘못이라고 판결했다.

A씨는 1986년 사망하면서 상속재산인 토지를 남겼는데, 부인인 B씨가 그 토지 지분의 5분의 3 지분, 아들인 C씨가 5분의 2 지분에 관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그 후 2004년 상속인들인 부인 B씨와 아들인 C씨, 그리고 그외 상속인 D, E씨는 상속받은 토지에 관해 B씨 40%, C씨 40%, D씨 10%, E씨 10%로 분배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B씨와 C씨는 2011년 M사에 상속받은 토지를 약 405억원에 팔기로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M사는 계약에 따라 B씨에게 184억원을, C씨에게 161억원을, D씨와 E씨에게는 각 30억원을 지급했다.

B씨 등은 2012년 5월에 약정상 각 지분 비율에 따라 양도소득세를 신고·납부했다. 그런데 D씨와 E씨 명의의 양도소득세는 B씨가 지급받은 대금 중 일부로 신고·납부했다.

과세당국은 D씨와 E씨의 10분의 1 지분의 양도를 부인하고, B씨가 그 소유권이전등기와 같이 상속 토지의 5분의 3 지분을 양도했고, 그 대가로 받은 돈 중에서 D씨와 E씨에게 그 지분인 30억원을 증여한 것으로 보고 각 과세했다.

이에 대해 행정법원 재판부는 2004년 상속인들 사이에 이뤄진 약정이 상속인들 사이에 이뤄진 상속재산 합의분할로 볼 수 있다며 과세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약정서에는 상속재산인 토지와 건물에 대해 B씨 40%, C씨 40%, D씨 10%, E씨 10%로 '분배하기로 합의한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고, 자녀 교육비 또는 양육비 등 지출에 관한 보상 합의 및 은행 대출금 등 부채의 분담 내역에 관한 합의가 포함돼 상속재산 전반에 관한 분할 협의의 형식을 갖추고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A씨의 사망 당시 B씨 등 상속인들의 법정상속분은 B씨 43%, C씨 43%, D씨 7%, E씨 7%이고, 상속인들의 약정상 분배 비율도 40%, 40%, 10%, 10%로 법정상속분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따라서 D씨와 E씨에게 상속재산 분할협의에 해당하는 상속인들 사이의 약정에 따라 그 무렵 상속토지의 10분의 1 지분의 소유권이 실질적으로 귀속했다"고 판단했다.

결국 과세당국이 A씨 사망 후 B씨의 소유권이전등기 상의 지분인 5분의 3을 기준으로 과세한 것은 실질적인 소유 관계를 잘못 판단한 것으로 위법하다며 B씨 등 납세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참고 판례 : 2015구합675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