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자회사들의 빚보증을 서주면서 수수료를 터무니없이 적게 받았다는 이유로 법인세 등을 부과받은 LG전자 등 10개 대기업들이 관련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호제훈 부장판사)는 21일 선고에서 LG전자가 영등포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국세청이 기준으로 삼은 국세청 모형에 의한 정상가격 산출방법은 국제조세법에 따른 합리적인 정상가격 산출방법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국세청이 만든 모형이 "비교가능 제3자 가격방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사용하는 자료의 확보·이용 가능성도 높다고 할 수 없으며, 국내기업의 부도 데이터를 사용해 모형을 설계한 문제점 등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국세청 모형이 "산업별 차이를 무시한 채 단일한 모형을 설계한 문제점 등이 있어 합리적이라고 할 수 없다"는 점도 덧붙였다.

이 밖에도 "국세청 모형에 의한 정상가격 산출 방법은 개별 지급보증거래들의 다양한 조건들을 모두 무시한 채, 전 세계 모든 해외 자회사들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정상가격 산출방법으로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것이어서, 관행이라는 측면에서도 합리적 방법이라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결국 "국세청 모형에 의한 정상가격 산출방법이 국제조세법에 따른 합리적인 정상가격 산출방법이라는 점을 전제로 한 과세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날 선고에서는 엘지전자 외에 동국제강, 효성, 기아자동차, 한국전력공사, 현대엔지니어링, 엘지화학, 엘지이노텍, 롯데쇼핑, 태광산업 등 모두 10개 대기업들에게 승소 판결을 내려졌다.

한편 국세청은 이번 선고에 대해 항소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