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제기한 증여세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법원이 서 회장에게 부과된 177억원의 증여세 중 88억원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김경란 부장판사)는 최근 서 회장 등이 남인천세무서장 등을 상대로 낸 증여세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3차에 걸친 유상증자 중 1차 유상증자로 인해 취득한 부분에 한해 위법하다"며 서 회장에게 일부승소 판결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셀트리온은 지난 2002년 2월 HIV 백신(에이즈 백신) 등 의약품의 조제, 수입 및 판매업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이후 그 후 셀트리온은 2008년 오알켐에 흡수합병 됐으며, 현재는 다시 셀트리온이라는 상호로 서정진 회장이 운영하고 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의 설립시부터 해산시까지 셀트리온의 대표이사로 근무했다.

지난 2004년 및 2005년 3차에 걸쳐 이루어진 셀트리온의 유상증자 과정에서 서 회장은 다른 주주들이 포기한 주식 합계 186만주를 배정받아 1주당 5000원에 인수했다. 서 회장은 또 2005년 8월 셀트리온의 등기이사인 S씨로부터 셀트리온의 주식 25만주를 1주당 7000원에 매수했다.

과세당국은 이 과정에서 서 회장이 셀트리온의 주식 시가가 1주당 1만5000원 내지 2만원 정도임에도 저가인 1주당 5000원 내지 7000원에 취득했다는 이유로 서 회장에게 177억원의 증여세를 부과했다.

이에 대해 행정법원 재판부는 "지난 2004년 이루어진 1차 유상증자 당시 셀트리온의 1주당 시가를 1만5000원 또는 1만6500원으로 볼 수 없다"며 "당국의 과세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우선 "2002년 2월경 미국 회사 벡스젠이 개발 중이던 에이즈 백신의 최종 임상시험이 실패한 것으로 판명되면서 셀트리온의 사업이 상당히 어려워진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이어 "2004년 셀트리온 이사회에서 1차 유상증자를 승인·의결했는데, 당시 셀트리온의 1주당 자산가치는 406원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되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서 회장이 1차 유상증에 따른 주금을 납입했던 시점을 전후로 셀트리온 주식거래내역을 살펴보면 대체로 5000원 또는 이를 전후로 한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었다"고 확인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서 회장에게 부과한 증여세 중 1차 유상증자로 인해 취득한 부분에 대해서 상증세법의 '증자에 따른 이익의 증여 규정'을 적용한 부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돼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2, 3차 유상증자 및 서 회장이 등기이사인 S씨로부터 주식을 양수한 시점의 셀트리온 주식의 1주당 시가를 2만원으로 파악해 이뤄진 부분은 적법하다"며 서 회장에게 일부승소 판결했다. [참고 판례 : 2014구합669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