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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건설업체인 S건설 임직원들이 비자금을 조성해 리베이트 목적으로 사용했다가 법원의 철퇴를 맞았다.

이 회사 사장을 지냈던 백 모씨와 정 모씨(재경팀장) 등이 대기업으로부터 하도급을 받기 위해 비자금을 조성한 후 리베이트 명목으로 사용한 금액을 법원이 사외유출로 보고 대표이사 상여로 처분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김경란 부장판사)는 최근 S건설이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상대로 낸 소득금액변동통지처분 취소소송에서 "대표이사 백 모씨 등이 가공원가계상을 통해 횡령한 돈을 유용한 행위는 처음부터 회수를 전제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어서 사외유출에 해당한다"며 S건설 패소 판결을 내린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S건설은 지난 2008~2011 사업연도 당시 대표이사였던 백 모씨와 재경팀장 정 모씨를 포함한 회사 직원 5명이 가공원가계상을 통해 횡령한 53억5000만원을 손금불산입해 2013년 1월 법인세액을 수정신고 납부했다.

이 회사는 53억5000만원 중 접대비 24억7700만원은 기타 사외유출로, 손해배상채권 29억원은 사내유보로 세무조정을 했다.

그러나 과세당국은 이 회사에 대한 법인세 통합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회사가 수정신고한 금액 외에도 31억5000만원의 가공경비 계상내역이 더 있음을 확인하고, 이를 손금불산입해 해당 사업연도의 법인세를 경정했다.

당국은 두 금액의 합계액인 약 85억원 가량이 사외유출됐고, 그 귀속이 불분명하다고 봐 이를 해당 사업연도 대표이사였던 권 모 회장과 백 모씨에게 각각 상여로 처분해 2013년 6월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했다.

S건설은 이에 불복했고, 과세당국은 이 회사가 가공경비 등으로 조성한 비자금 중 발주회사 임직원 등에게 전달한 것으로 확인되는 35억4000만원은 귀속자가 확인되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대표자 상여에서 제외하고 소득금액을 일부 감액 결정했다.

한편 당초 S건설의 대표이사는 권 모씨였는데, 권 씨가 발주회사에 리베이트를 지급할 목적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구속되자, 2005년 1월 권 씨와 인척관계에 있던 백 모씨가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당국의 결정에 대해 S건설은 "권 회장이 회사의 지분을 대부분 보유하고 있었고, 횡령의 주체인 백 씨 등은 피고용인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백 씨 등이 권 회장 몰래 비자금을 조성해 횡령했고, 권 회장은 이에 가담한 적이 없는 점, S건설은 백 씨 등의 횡령 사실을 묵인하거나 추인했다고 볼 사정이 없는 점을 고려하면, S건설이 여전히 백 씨 등에 대해 횡령 등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봐야 하므로 횡령액을 사외유출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행정법원 재판부는 "법인의 대표이사 등이 법인의 자금을 유용하는 행위는 애당초 회수를 전제로 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어서, 그 금액에 대한 지출 자체로서 이미 사외유출에 해당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재판부는 "S건설은 수입금액의 60% 이상을 발주회사로부터 수주하는 하도급 공사대금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어 "권 회장이 횡령죄로 기소돼 2005년 5월경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는데, 백 씨는 그로부터 약 6개월이 지난 2005년 11월경부터 다시 비자금을 조성해 공사 수주 목적으로 발주회사에 리베이트 등을 지급하기로 결정하고 이 회사의 재경팀장인 정 모씨에게 비자금을 조성해 매월 그 현황을 보고하도록 지시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백 씨 등이 비자금을 조성한 것은 S건설의 공사 수주에 필요한 리베이트 자금을 마련할 목적이었고, 이 회사의 대주주이자 실질적 사주인 권 회장 역시 이를 사실상 묵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결국 "백 씨 등이 횡령액을 유용한 행위는 처음부터 회수를 전제로 이뤄진 것이 아니어서 사외유출에 해당한다"며 "S건설의 주장은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참고 판례 : 2014구합76165]